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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

​[성명서]‘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답정너 설문에 시간과 국민혈세 낭비
작성자
홍보선전부
작성일
2023-11-13 [14:24:23]
조회수
46
  • [성명서]‘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답정너 설문에 시간과 국민혈세 낭비

    -정부의 「근로시간 관련 설문조사」에 관한 입장-


    정부가 「근로시간 관련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였다. 노사, 국민 6,030명을 대상으로 전례없는 대규모 면접조사를 했다며 신뢰성을 포장했지만, 원하는 답을 받으려는 의도된 질문의 나열과 뻔한 결과였다. 연장근로 단위기간 확대가 집중적인 장시간노동에 악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숨기고 국민을 우롱하는식의 설문조사였다. 시간과 국민혈세만 낭비했다.


    또한 정부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수용하여 일부 업종과 직종을 대상으로 연장근로 관리단위를 확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노사정대화를 통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답을 정해놓고 듣고 싶은 말만 듣겠다’는데 참여할 노동계가 어디인지 되묻고 싶다.


    애당초 이번 실태조사는 시작단계부터 문제였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 3월, 정부가 밀어붙인 노동시간 개편안이 장시간노동과 건강권 문제를 야기한다는 국민적 반대에 직면하면서 대통령지시로 시작됐다. 국민 의견을 폭넓게 수렴하고 제대로 된 설문조사를 하고자 했다면 설문지 작성 단계에서부터 노사단체의 충분한 의견을 들어 조사의 내용, 조사방식, 조사대상 등을 결정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는 007 작전 치르듯 철저히 극비리에 비공개로 진행됐다. 역대 정부는 노동자의 임금, 노동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관련 실태조사를 진행할 경우 항상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해 양대노총과 소속 노조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왔다. 그나마 사용자의 입김에서 벗어난 조사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 정부는 이 과정자체를 생략했을 뿐만 아니라 조사내용의 공개를 요구한 노동계와 국회의 자료제출 요구마저도 묵살했다.


    그러다보니 설문지 곳곳에 정부가 원하는 답을 받기위한 의도된 질문이 보인다. 예를 들어, “실제 일다가 주52시간을 잘 지키기 어려운 경우도 있지 않는가?” 라는 질문을 하고 “바쁜시기에 연장근로 더하고 나중에 쉴 수 있게 단위기간를 확대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라고 이어서 묻는 식이다. 이렇게 질문하면 “동의한다”라는 대답이 높게 나올 수밖에 없다.


    결과에 대한 개선 방향에도 동의할 수 없다.


    정부는 “주52시간제가 상당 부분 정착되고 있는 반면, 일부 업종과 직종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러한 업종과 직종에 한해 ‘연장근로 관리 단위를 1주로 한정하지 않고 선택권을 부여’하는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특정시기에 주52시간을 초과해서 일할 필요가 있다면 현행 법상 탄력근로시간제나 선택근로시간제를 활용하면 된다. 이미 2018년 노사정 합의로 탄력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6개월까지 확대했고, 노사합의로 주 64시간까지 일할 수 있도록 노동시간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또한 선택근로시간제를 도입하면 신상품-신상품 연구개발 업무의 경우 3개월 단위로 주 52시간 초과하는 근무시간 계획을 세울 수도 있다. 육상·수상·항공운송업, 보건업 등은 특례업종으로 주52시간을 넘을 수 있으나 주52시간 한도를 지키기 위한 노사합의를 하고 있다.


    정부는 연장근로 관리단위 확대가 필요한 ‘일부’ 업종·직종으로 제조업·건설업, 설치·정비·생산직·기술직 등을 꼽았지만, 이는 일부 업종과 직종이 아니라 사실상 전부에 가깝다.


    근로기준법은 강행법규이다. 법정노동시간은 주52시간도 아니라 주40시간이다. 이를 위반 시 2천만원, 2년 이하 징역에 처하는 범죄행위이다. 정부는 특정업종·직종 운운하며 범죄행위를 조장 말라.


    마지막으로 정부조사에서도 포괄임금제는 최장 주52시간을 우회하고, 공짜노동을 야기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음이 드러났다. 그러나 포괄임금제 오남용 근절 방안 대책은 「포괄임금 오남용 익명신고센터」와 근로감독이 전부다. 가뜩이나 업무과부하로 기피직종이 된 근로감독관에게 또 책임을 전가할 모양새다.


    이번 정부 정책에는 노동시간 사각지대를 제도적 해결하겠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 사용자 단체의 요구사항인 연장근로시간 확대의 의도를 숨기고 그럴싸하게 포장하는데 국민혈세를 낭비했다.


    노동시간 정책의 핵심은 5인 미만으로 사업장 쪼개기, 포괄임금제, 특별연장근로, 근로시간 및 휴게시간 특례 등 노동시간사각지대를 해소하는 것이 우선 돼야 한다. 잊지 않기 바란다.


    2023년 11월 13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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