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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부산지역본부
  1. H

[성명서]윤대통령은 가사·돌봄노동이 쉽고 우스운가
작성자
홍보선전부
작성일
2024-04-04 [14:22:48]
조회수
18
  • 윤 대통령이 경제민생토론회 후속조치 점검회의에 외국인유학생과 결혼이민자가족을 가사육아분야에 최저임금을 적용받지 않고 취업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만들 것도 지시했다고 보도됐다. 심각한 저출생 문제 해결만큼 중요한 문제가 없다며 무엇보다 맞벌이 부부들의 육아부담을 덜어주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지시했다고 한다. 


    윤대통령은 가사와 돌봄노동이 어지간히 쉽고 우스워 보이는가? 맞벌이 부부에게 돌봄노동이 필요한 시기는 대체로 아이가 영유아기이거나 초등 저학년인 경우다. 특히 영유아 시기의 아이들은 부모가 돌보기도 힘들다. 오죽하면 조상들도 ‘밭갈래 애볼래? 하면 밭갈러 가는걸 선택한다’고 하는 얘기가 있을까?


    게다가 외국인유학생은 대부분 어린 학생 신분이다. 아이를 키워본 경험도, 위급상황에 대처할 능력도 부족한 나이다. 이런 어린 외국인유학생들에게 영유아기 아이를 맡긴다고? 그것도 최저임금도 안 주면서 말이다. 외국인 유학생들도 최저임금도 못 받으면서 돌봄 노동을 선택할 리 만무하다.


    결혼이민자가족은 또 어떤가? 본인들도 한국생활에 적응하기도 힘든데다 언어적 문제 등으로 가족내에서도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런데 이런 분들을 돌봄노동에 최저임금 적용하지 않고 일하도록 한다고? 게다가 우리나라 결혼이민자들은 비수도권 분포가 높다. 돌봄이 필요한 맞벌이 가정은 주로 도시에 있다. 최저임금도 못받는데 돌봄노동을 하기 위해 장거리 출퇴근을 감내할 결혼이민자가족이 과연 몇이나 될까.


    현재 시행중인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에 관한 법률(가사노동자법)과도 배치된다. 가사노동자법 제3조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가사근로자의 고용안정, 권익 향상 및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하여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틈만나면 법치를 강조하는 대통령이 현행법을 무시하고 외국인 유학생과 결혼이민자 가족들을 법망 밖으로 밀어내도록 유도하고 있다.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있다. 저임금에는 그에 맞는 서비스가 뒤따를 뿐이다. 돌봄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돌봄노동자들의 임금과 처우가 개선돼야 한다. 


    높은임금을 개별 가정에서 전적으로 감당하기 힘들다는 데는 공감한다. 그래서 국가가 해야할 일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깎아서 질낮은 일자리를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가정에 바우처를 제공하든 믿고 맡길 수 있는 질높은 보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국공립 시설을 늘리든 하는 방식으로 가정과 노동자가 모두 행복한 방향이어야 한다. 


    이날 윤 대통령은 또 “노동문제도 그동안과 다른 관점에서 해결책을 찾고 있다”며 “특히 노조에 가입돼 있지 않은 근로자들의 권익 증진은 국가가 관심을 가지고 직접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고용노동부에 ‘미조직 근로자 지원과’(가칭) 신설을 지시했다고 한다.


    미조직 노동자들의 권익 증진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반대할 노동조합은 없다. 그러나 노조법 2,3조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고, 근로기준법 전면적용도 미온적이며, 50인 이하 중대재해처벌법 적용도 유예시키려던 정부가 미조직 노동자들의 권익을 증진시킨다니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대통령이 모든 분야에 대해 다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적어도 모르는 분야에 대해 지시할 때는 발언에 신중해주기 바란다. 국정 불신을 자초하는 것이 어느 누구도 아닌 바로 대통령이어서야 되겠는가. 


    2024년 4월 4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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