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정부의 <한국토지주택공사 혁신안> 발표에 앞선 한국노총 입장

정부의 「한국토지주택공사 혁신안」 발표를 앞두고, 공개되지도 않은 혁신안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쏟아지고 있다. 해체수준의 개혁만이 부동산정책의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는 극단적 처방도 보인다. 그러나 이는 사태의 본질을 흐리고, 갈등만 부추길 뿐 제대로 된 해법이 아니다. 

LH노동조합은 이번 사태 발생 이후 비위 행위자에 대해 강도 높은 처벌을 주문하고, 비위 행위 색출 및 재발방지책 마련 등을 앞장서서 요구해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대로 반성하고, 청렴한 기관으로 다시 태어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번 사태의 본질적 원인 해결과는 동떨어진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조짐이 일고 있다. 대다수 무고한 직원들을 희생시키는 방향으로 문제를 덮으려는 이러한 시도들에 대해 한국노총은 심각한 우려를 표하는 바이다. 

이번 사태는 단순히 LH와 LH노동자들에 대한 마녀사냥을 통해 국민의 일시적 공분만 달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지난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말대로 이번 사태를 공공기관 전체에 대한 근본적 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대통령의 말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공공기관 개혁 방향은 명확하다. 오직 생산성 및 효율성만으로 정부가 통제해온 기조를 공공성 강화로 바꾸는 것이 그 시작이다. 그리고 무고한 공공기관 노동자들까지 모두 범죄자로 몰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그들과 함께 개혁방안을 논의하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한국노총은 LH의 근본적 쇄신과 공공기관의 바람직한 개혁을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한다.

첫째, 부동산 투기 본질에 집중하고 투기 근절로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현 사태의 본질인 부동산 투기 재발방지를 위한 법과 제도개선에 집중해야 한다. 본질을 벗어나 방만 경영으로 치부하거나 통제만을 강화하고 무고한 노동자들의 희생을 강제하는 것은 해결방안이 아니다. 

둘째, 공공기관 운영 혁신과 근본적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앞서도 언급했듯이 공공기관 운영 기조를 그간의 효율성 중심에서 공공성 중심으로 전환하고, 경쟁과 효율로 점철된 조직문화를 바꾸어야 한다. 잘못된 관행과 내부 구조 등 문제점을 철저히 파악하고, 화풀이식 일회성 처방이 아닌 미래지향적 개혁 방안을 공공노동자와 함께 모색하자.

국민에게 배신감과 허탈감을 안겨준 이번 LH사태는 변명의 여지가 없는 분명한 잘못이다. 비위행위자에 대한 강도 높은 처벌과 재발방지를 위한 강화된 제도 도입은 당연하다. 다만 그 과정에서 비위나 일탈행위와는 무관한 절대 다수의 성실한 조합원들에게 고용불안정과 근로조건 후퇴 같은 억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억울한 피해자를 양산하는 것이 혁신이 되어선 안된다. 

2021년 5월 10일

한국노총부산지역본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