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출항 후 해외에 입항하지 않고 장기승선한 선원에게 PCR 음성확인서 요구

원양어업 현장을 고려하지 않은 지침, 하루 빨리 시정되어야 

코로나19 검역대응이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전국원양산업노동조합은 원양어업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방역지침으로 인해 원양어선원들이 사실상 바다에 고립되어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원양어선은 해외 공해상에서 조업을 하다 선원 교체수요(환자발생 등)가 발생할 경우 조업수역에서 어획물 운반선 또는 타 원양어선에 편승(便乘)하여 우리나라에 입항, 선원 교체를 해오고 있다.

원양어선원들은 PCR검사를 받고 출항 후 다른 나라에 입항은 물론 외부사람과 접촉하지 않고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안전한 청정해역에만 머물게 된다. 또 국내로 입항하기 위해서는 14일 이상 장기간 운항을 하고 있어 코로나바이러스로부터 완전히 격리되어 있는 상황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현재 정부 방역지침은 전 세계에서 출발하는 모든 내·외국인에게 72시간 이내 발급받은 PCR음성확인서를 요구하고 있다. 문제는 해당 지침을 해상에서 조업만하는 원양어선원에게도 그대로 적용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본선으로 출항해 본선 그대로 들어오는 선원들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다른 선박으로 편승해 입국하는 선원들은 72시간 이내 발급받은 PCR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만 한다.

장기승선 중 타 선박에 옮겨 탈 경우, 그 시점부터 선원이 아닌 ‘해외에서 입국하는 승객’으로 간주되어 PCR제출 면제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해외에 입항하지 않고 장기승선 중인 선원들로서는 ‘입항 전 72시간 이내 발급받은 PCR음성확인서 제출’은 현실적으로 이행하기 불가능한 지침이다.

실제 우리나라 국적선에서 조업 중 복통을 호소해 운반선으로 편승 입항한 인도네시아 선원은 PCR음성확인서가 없어 하선 자체가 불가능해지자 일본 시모노세키 항으로 이동해 검사를 받고서야 들어오는,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든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국원양산업노조 박진동 위원장 인터뷰 장면​

전국원양산업노동조합 박진동 위원장은 “현장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지침으로 인해 선원들의 불만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라 말하고 “해외로부터 유입되는 바이러스를 막기위해 국내로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이 PCR음성확인서를 제출해야하는 것은 올바른 조치일지 모르지만, 육상 그 어느곳보다 안전한 해상에서 장기간 조업만하다 들어오는 원양어선원들에게 똑같은 기준을 적용시키는 것은 반드시 재검토 되어야 하는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한국인 선원들은 편승선원이 격리된다는 조건으로  입항이라도 할수 있지만 같은 선박에 승선하는 외국인선원들은 이조차도 불가능해 외국인선원의 인권 문제로 비화될 수 있다”면서 “편승길이 막히면 조업 중 언제 부상이나 질병이 발생할지  모르고 치료 적기를 놓칠수 있는 만큼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 될 수 있도록 정부 부처의 대처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질병청은 원양노조를 비롯한 원양업계의 문제제기에 해당 사안에 대해 조만간 개선사항을 내놓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