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동두천·용산, 7월부터 평택으로 이전 계획”
“미군 ‘감원·시간제 전환’에 노조측 ‘철폐’ 시위”

미군기지 평택 이전으로 서울 용산을 포함한 경기 의정부·동두천 미군부대 한국인 노동자 수천명이 실직될 위기에 놓였다. 이에 전국주한미군한국인노조부산지부(위원장 이영찬)를 비롯한 전국주한미군노조 조합원 3,000여명의 조합원들은 5월 21일 오후 1시 용산 국방부 앞에서 생존권 사수를 위한 결의대회를 개최하고 무책임한 정부와 주한미군에 대한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주한미군노조 최응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노동3권의 사각지대인 미군기지내에서, 한국인 노동자들은 정부가 외면하고 노동기본권이 박탈된 노예에 불과하다”고 지적하고, “평택기지 이전이 눈앞에 닥친 지금,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고, 오직 결사항전으로 싸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택미군기지 조성과 이전에 무려 34조원의 국민혈세가 쏟아부어졌는데, 이중 한국인 노동자를 위한 돈은 단돈10원도 없는 실정이다. 여기에 분노하고, 투쟁하는 건 인간으로서 너무나 정당한 싸움이고, 전조합원이 단결해서 투쟁한다면  반드시 승리할 수 있다”고 호소했다.
 
노동자들은 1인 시위와 대규모 집회를 벌이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지만 미군 측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주한미군은 한국인 노동자에 대한 대대적인 감원 및 정규직의 시간제 일자리 강제전환을 진행하고 있으며, 평택미군기지 이전과 관련된 5,000여명의 노동자의 주거 및 생활보장 대책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미 2사단이 주둔한 동두천에서는 1,500명, 의정부 650명 등 2,150여명의 한국인 노동자들이 근무 중이다. 이들은 기지 시설 관리부터 미군 관련 소식을 홍보하는 공보관까지 다양한 역할을 하고 있다. 부대가 평택기지로 이전하면 이들이 근무하는 여러 부서가 통폐합되면서 대규모 구조조정이 실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 측은 이 중 절반가량이 해고 또는 시간제 근로자로 신분이 전환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용산 미군기지에서 근무하는 노동자 2,600여명을 포함하면 수천명이 동시다발적으로 해고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한국인 노동자들이 이처럼 불안에 떨고 있지만 미군 측은 규정을 내세우며 아무런 설명도 해주지 않고 있다. 미군부대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한국의 근로기준법 대신 ‘주한미군 인사규정’을 따른다. 인사규정에 의하면 고용주인 미군 측은 한국인 근로자의 고용 종료, 보직 이전 등에 대해 6개월 전에만 통보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