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비정규직의 정규직 정책의 포기선언과 다름없다.
민간위탁 가이드라인에 대한 한국노총 입장

오늘 발표된 『민간위탁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 가이드라인』은 현 정부의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정책을 더 이상 포기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이 없다. 임기초반 호기롭게 인천공항공사에서 발표한 “비정규직 제로화” 선언은 하나의 퍼포먼스였다는 것을 오늘 가이드라인 발표로서 여실하게 증명해 주었다.

그 동안 우리는 공공부문의 상시적이고 지속적인 업무와 국민의 생명 및 안전에 직결된 문제는 반드시 정규직화 해야 한다는 원칙을 목소리 높여 이야기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회사인지 용역회사인지 구분이 알 수 없는 소위 중규직 노동자 양산 정책을 펼친 것도 모자라서 이제는 열악한 노동조건과 잦은 임금체불 및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민간위탁 노동자들에 대한 정규직화 포기 선언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포기 선언에 대한 분노와 별론으로 이번 가이드라인에서 민간위탁 노동자의 고용안전과 처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만큼의 내용이 포함되었는가를 살펴보면 그 대답 또한 아니다. 과연 입찰공고와 계약체결 시 받는 형식적인 “근로조건 보호 확약서” 한 장으로 어떻게 근로조건 향상과 고용안정을 꾀할 수 있을 것이고, “수탁기관 명의의 노무비 전용계좌 신설”로 임금체불을 얼마나 막을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더욱 더 실망스러운 부분은 바로 위와 같은 부족한 그지없는 가이드라인에 대한 담보력조차 전무 하다는 것이다.

얼마전, 비정규직 근로자가 지난 1년 사이에 87만 명 증가되고, 전체 임금노동자에서 차지하고 비정규직 비중이 12년 만에 최고라는 통계청 조사 결과가 있었다. 이번 민간위탁 노동자에 대한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공공부문의 정규직화가 민간 영역으로 확산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정말 중요한 정책임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법령의 근거, 자치분권, 사무의 다양성 등으로 인해 위탁사무를 직접 수행하는 방향에 대한 일률적 기준 설정, 구속력 있는 지침 시달의 한계” 등의 핑계를 대며 비정규직 양산에 골몰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노총은 상시·지속업무는 반드시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이 될 수 있도록 수차례 이야기 한 바 있다. 정부는 당장이라도 위 가이드라인을 철회하고 제대로 된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을 다시 만들어야 할 것이다.

2019년 12월 5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