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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명서]사업주 휴게시설 설치 의무 차별법에, 여전히 쉴 곳 없는 노동자들
  • 작성자
    홍보선전부
  • 작성일
    2022-04-25 [10:52:01]
    조회수
    60
  • [성명서]사업주 휴게시설 설치 의무 차별법에, 여전히 쉴 곳 없는 노동자들

    휴게시설 설치 의무 하위법령 입법예고에 대한 한국노총 입장

     

     

    근로기준법 제54조에 따르면 사용자는 노동자에게 휴게시간을 주도록 규정돼 있다. 그러나 휴게시설 설치에 관한 별도의 의무 조항은 없다. 노동자가 쉴 시간은 있어도, 쉴 공간이 없는 것이 현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고자 2021년 8월 산업안전보건법이 개정되면서 사업주의 휴게시설 설치 의무를 법률적 근거로 마련했다. 본법은 올해 8월부터 시행된다. 늦은 감이 있지만, 조금이나마 노동자의 쉴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된 점은 고무적이다.

     

    그러나 2022년 4월 25일 정부가 내놓은 하위법령을 보면 심각한 우려가 든다. 휴게시설 설치 의무 대상을 사업장 규모와 사업의 종류에 따라 여러 제약조건을 두면서 정작 취약계층 노동자들이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법 개정 취지가 심각하게 훼손되었다.

     

    한국노총은 사업장 규모와 업종에 관계없이 모든 사업장에 휴게시설을 설치해야 함을 줄곧 주장하며 정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해왔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무시한 채 업종과 관계없이 사업주가 휴게시설을 설치해야 하는 사업장 규모를 상시 노동자 수 20명 이상으로 규정했다. 2020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적용 사업장은 271만9천308곳으로 이 중 상시 노동자 수 20명 이상 사업장은 5.9%에 불과하다. 정부안대로 하위법령이 제정될 경우 전체 사업장의 5.9%에만 휴게시설 설치 의무가 주어진다. 이는 이 법의 제정 취지와 다르게 상시 노동자 수가 적은 영세·소규모 사업장의 사업주는 휴게시설을 설치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법적 근거로 마련한 것과 마찬가지다.

     

    이러한 우려에 대해 정부는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사업장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으로 보호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산업안전보건 규칙 역시 사업주에게 휴게시설을 갖추도록 권고하는 사항일 뿐 의무 조항이 아니다. 사업주가 휴게시설을 제공하지 않아도 제재조치가 없어 사실상 실효성이 전혀 없다.

     

    또한, 정부는 하위법령에 휴게시설 설치 필수 직종을 규정하였으나 그마저도 상시 노동자 수로 제약조건을 두면서 상당히 모순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휴게시설 설치 필수 직종이라는 것은 말 그대로 상시 노동자 수와 관계없이 휴게시설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의미다.

     

    한국노총은 이러한 규정을 내세운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 더 이상 노동자의 당연한 권리가 차별받지 않도록 정부는 사업장 규모와 업종에 관계없이 모든 사업장에 휴게시설 설치를 의무화해야 할 것이다.

     

    이 밖에도 정부는 휴게시설에 대한 최소면적만 규정하고, 기존에 논의된 노동자 1인당 휴게 면적에 관한 내용은 하위법령에서 완전히 삭제했다. 이에 사업주는 규정에 따라 휴게시설에 대한 최소면적만을 확보하는 면피성 대응을 할 가능성이 크고, 이를 악용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

     

    노사가 자율적으로 휴게시설에 대한 적정한 면적을 정하도록 하는 방안도 있는데, 이는 기준이 상당히 모호하고 이와 관련된 명확한 규정도 없다.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노동자들이 적정한 휴게 면적을 확보하는 것은 어려울 수밖에 없고, 노사갈등을 유발하는 매개체가 될 소지가 다분하다. 때문에 정부는 휴게시설 동시 사용 인원을 고려해 1인당 단위면적 기준을 하위법령에 명확히 규정해야 할 것이다.

     

    현재 정부에서 내놓은 하위법령은 일하는 노동자들의 기본적 권리와 건강을 보호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노동자들을 차별하는 것으로, 법 적용 대상에서 제외되는 노동자들에게 사회적 박탈감을 안겨 줄 것이다. 정부는 본법이 취약계층 노동자의 기본적 권리와 건강 보호를 위해 개정됐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노동계의 의견이 계속해서 무시되고 정부의 독단적인 법 개정이 지속된다면 한국노총은 산업안전보건과 관련된 정책 사안들을 정부와 논의할 필요성이 있는지에 대해 심각하게 재검토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는 모순적 하위법령 마련을 즉각 중단하고 일하는 모든 노동자들이 차별 없이 기본적 권리를 누리고, 건강을 보호받을 수 있도록 온전한 하위법령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2022년 4월 25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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