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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성명서]몰아서 길게 일 시키고, 임금은 더 줄 수 없다는 정부
  • 작성자
    홍보선전부
  • 작성일
    2022-06-23 [19:12:00]
    조회수
    25
  • [성명서]몰아서 길게 일 시키고, 임금은 더 줄 수 없다는 정부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에 대한 한국노총 입장-

     

    정부가 발표한 노동시장 개혁 추진방향은 우리나라의 고질적 문제인 저임금-장시간 노동체제를 공고히 하겠다는 선언이다.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정책목표에 무관하거나 역행하는 부수적·지엽적인 과제로, 사용자단체의 숙원과제들일 뿐이다. 

     

    국민 대다수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노동시간과 임금체계를 개선하는 것이 시급하다며, 노동의 역사는 노동시간 단축의 역사라고까지 했다. 그런데 실노동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뿐 대책은 거꾸로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임금체계라 하고 있지만, 장기근속자의 임금을 깎겠다는 내용뿐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노동시간 제도개선

     

    정부는 유연근로제 활용률이 10%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정부가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를 남용한 결과이다. 정부가 시행규칙 개정 등을 통해 제멋대로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 및 인가기간·횟수를 무분별하게 확대한 결과 특별연장근로 인가건수는 400배 이상 폭증했고, 인가 건수의 60% 이상이 반복 인가가 이뤄졌다. 사업주 입장에서는 도입요건이 까다로운 유연근로제를 활용할 이유가 없어진 것이다.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를 재난 시에만 사용토록 하겠다는 약속을 위반한 것은 정부이다.

     

    ‘주 단위’로 관리하는 연장 근로시간을 ‘월 단위’로 확대하겠다는 것은 아무런 제한 없는 초장시간 노동을 허용하겠다는 것이다. 실근로시간 단축을 위해서는 연장노동시간의 월단위 확대 관리가 아니라 ‘1일 단위’의 최장노동시간 관리가 필요하다. 그래야 정부의 주장대로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호하고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 현재 일부 업종과 유연근무제에서만 인정되고 있는 ‘11시간 연속휴식권’이 노동자의 보편적 권리로서 인정되어야 하며, ‘근로 종료 후부터 다음 근로 개시 전까지’ 11시간 부여가 아닌 ‘24시간당 최저 11시간의 연속적 휴식 부여’로 바뀌어야 한다.

     

    ‘근로시간저축계좌제’는 연차휴가조차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불가능에 가깝다. 특히, 경영상 여건에 따라 사용자의 요구에 의해 비자발적 휴가를 사용하게 되는 식으로 악용되면 노동자에게 ‘비자발적 휴직’을 강요하는 수단으로 기능하게 될 뿐이다.

     

    스타트업·전문직 근로시간 운영 애로사항 해소를 지원한다는 것은 고연봉 사무직에게 근기법상 노동시간 제한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이른바 ‘화이트칼라 이그젬션’(White Collar Exemption)을 도입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 휴식권 보장과 명백히 상반되는 제도이며, 이 제도를 최초로 도입한 미국 역시 제도 도입 후 폐해가 심각하여 초과근무수당 지급제외 대상의 축소 등 제도보완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합리적이고 공정한 임금체계

     

    근속, 연령 등과 같은 요소에 의해 임금이 결정되는 연공급 임금체계는 연령 상승에 따른 생활비의 상승을 반영하고, 임금 결정 시 사용자의 자의적 평가를 배제할 수 있는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한국노총은 연공성 임금체계가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리에 부합하지 않고 기업내부 격차 확대의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에 일부 공감하지만, 연령 상승에 따른 생활비 상승을 반영하고, 임금 결정 시 사용자의 자의적 평가를 어느 정도 배제할 수 있는 등 아직까지는 현실적으로 가장 한국적 특성을 담은 임금체계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한국의 부모들은 자녀가 성인이 되어서도 주거를 함께하고 교육비를 책임지며 결혼 후 독립할 때까지도 상당 부분을 책임진다. 연금이 충분하지 않은 노인을 부양해야 하는 의무도 있다. 가구주인 노동자가 전적으로 임금에 기대할 수밖에 없는 경제사회구조는 그대로 둔 채 직무성과급제 확대를 추진하는 것은 결국 중장년층 노동자들이 임금을 깍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1년 미만 노동자와 30년 이상 노동자의 임금 차이가 2.87배로 연공성이 과도하게 높다는 지적이 있다. 지금의 중장년층은 노동시장 진입 당시에 낮은 임금을 받았기 때문에 생애 총임금을 고려해야한다. 단지 지금의 임금만 가지고 비난받을 일이 아니다. 높은 연공성을 해결하는 방법은 30년 이상 근속 노동자의 임금을 깎는 것이 아닌 초임을 높이는 방법으로 접근할 수도 있다.

     

    연공급을 사회적 악으로 폄훼할 것이 아니라 ▲동일노동 동일임금 원칙을 근로기준법에 명시 ▲동일노동 동일임금을 개별 기업을 넘어 산업 수준으로 확장하기 위한 산별교섭체계와 단체협약 효력 확장 ▲사회임금과 시장임금 간 조화를 위한 사회안전망의 획기적 강화 (가계지출의 3분의1이상을 차지하는 교육, 의료, 주거비의 국가 책임 보장) ▲고용형태공시제와 연계한 임금 정보 전면 공시와 같은 차별없는 노동시장과 공정한 임금을 위한 제도개선이 선제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오늘 발표한 노동시장개혁방안은 ‘국민 눈높이에 맞는 합리적 대안’이 아니라 ‘사용자단체 요구에 따른 편파적 법·제도 개악 방안’일 뿐이다. 편파적 방안을 제시해놓고 공정한 중재자이자 조정자의 역할을 하겠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출발부터 잘못됐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정부는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를 남용하여 탄력근로, 선택근로제 등을 활용할 필요가 없도록 만든 정책실패부터 인정하라. 제도 활용률을 핑계로 무조건 현행 법제도를 손대고 개혁인 냥 포장하는 구태를 당장 중단하라. 

     

    2022년 6월 23일

    한국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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